1. 서 론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를 완화할 방법은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이다. 2015년 파리협정 채택 이후에 세계 주요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설정하였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유럽연합(EU)은 그린딜(Green Deal)을 통해 탈탄소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 역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과 ‘그린뉴딜’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Gong and Cho 2021a).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서 한국에서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기점으로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가 급격히 확대되었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 중 태양광과 풍력이 96%를 차지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의 재생에너지는 ‘대안 에너지’에서 ‘주류 에너지’로 위상이 격상되었다(KEA 2025). 그러나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양적 팽창은 입지 선정 과정에서 난개발, 산림 훼손, 주민 수용성 저하라는 ‘녹색 대 녹색의 갈등(green vs. green conflict)’을 야기하기도 하였다(Zhu et al. 2020).
재생에너지 사업의 입지는 단순한 경제적 효율성을 넘어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전력 계통의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이러한 상충 가치를 조정하는 핵심적인 규제 필터로 작동해 왔다(Bae 2021). 따라서 환경영향평가 접수 현황을 분석하는 것은 정부의 보급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왜곡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축적된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자료를 전수 분석하였다(NIER 2025). 사업 규모별(전략, 일반 및 소규모) 및 지역별, 연도별 추진 현황을 실증적으로 규명함으로써, 과거 ‘보급 위주’ 정책이 초래한 입지 편중과 소규모 난개발의 실태를 진단하고, 향후 ‘질서 있는 전환’을 위한 정책적 제언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본 연구는 한국에서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운영 현황과 시계열에 따른 변화 추이와 지역적 차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통계자료를 활용하였다. 먼저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등’(여기에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통칭함)의 협의 실적 자료는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환경영향평가 정보지원시스템(EIASS)의 공개된 데이터를 활용하였다(NIER 2025). 조사 기간은 환경영향평가 제도가 정착된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접수된 모든 평가서를 대상으로 하였다. 각 평가서의 사업명, 평가구분, 접수일자, 담당기관 등의 정보를 수집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태양광 발전의 자료는 EIASS에서 ‘태양’으로 검색한 자료 중에서 관련성이 없는 자료는 제외하고 수집하였다. 또한 풍력 발전의 자료는 ‘풍력’으로 검색한 자료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에너지원(태양광, 풍력)과 평가 유형(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 따라 분류하였다. 시간적 변화 추이를 분석하기 위해 연도별 평가서 접수 건수를 집계하였으며, 지역적 편차를 확인하기 위해 담당 행정기관별(환경부 본부, 유역·지방환경청 등)로 접수 건수를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연차별 및 지역별 발전량과의 상관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서 공표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 중에서 태양광 및 풍력 발전설비의 전력생산량 자료를 수집하였다(KEA 2024).
3. 결과 및 논의
3.1 평가 건수 사업별 비교 및 대상 사업의 종류
한국에서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등’의 접수 건수는 태양광 발전이 9,272건, 풍력 발전이 195건으로 총 9,467건으로 태양광이 풍력의 48배 이상 많았다(Table 1). 이중에서 다수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 속하였으며, 특히 태양광 발전의 ‘환경영향평가등’의 대부분인 9,272건 (98%)에 달하였다. 반면에 풍력 발전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등’에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13건, 7%)와 환경영향평가 (23건, 12%)가 태양광 발전보다 많았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환경영향평가등’은 태양광 발전이 연평균 545건으로서 풍력 발전의 12건보다 매우 많았다. 또한 발전사업의 규모가 소규모인 태양광 발전은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대부분이었고, 대규모 개발 사업인 풍력 발전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환경영향평가의 건수가 태양광 발전보다 많았다(Zhu et al. 2020).
Table 1.
Application number of strategic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SEIA),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EIA), and small-scale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SSEIA) for solar energy construction according to the administrative agency from 2008 to 2024 in South Korea (data from NIER (2025))
2024년까지 재생에너지 중 태양광과 풍력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등’은 평가 유형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대상 사업을 분류할 수 있다.
1)전략환경평가: 대부분이 ‘도시의 개발에 관한 계획’이었고, 풍력에 ‘특정 지역의 개발에 관한 계획’과 ‘총공사비 500억원 이상의 건설공사계획’이 각각 1건 포함되어 있었다(NIER 2025).
2)환경영향평가: 대부분이 발전시설용량이 1만 kW 이상인 ‘에너지 개발사업’이었고, 태양광에 ‘산지의 개발사업’이, 풍력에 ‘산지의 개발사업’과 ‘산업입지 및 산업단지의 조성사업’이 일부 포함되어 있었다(NIER 2025).
3)소규모환경영향평가: 보전이 필요한 지역과 난개발이 우려되어 환경보전을 고려한 계획적 개발이 필요한 지역인 ‘보전용도지역’에서 시행되는 개발사업으로서 대부분이 ‘전력설비/발전시설’에 해당하였으며, 일부가 ‘공장’, ‘도로’, ‘환경기초시설’, ‘체육/관광시설’, ‘골재/매립/광산/야적장’ 및 ‘기타’에 속하였다(NIER 2025).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태양광 및 풍력 발전에 대한 환경평가는 대부분이 전략환경평가는 ‘도시의 개발에 관한 계획’에, 환경영향평가는 ‘에너지 개발사업’, 소규모환경영향평가는 ‘전력설비/발전시설’에 해당하였다.
3.2 평가건수의 시간적 변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2012년부터 접수되었고 2017년부터 급속히 증가하여 2018년에 연간 3,474건으로 최대에 달한 이후에 급속히 감소하였고 2024년에는 연간 561건이었다(Fig. 1). 반면에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환경영향평가는 연간 3회 이하로 드물게 접수되었다. 특히 전략환경영향평가는 2018년 이후에는 접수되지 않았다.

Fig. 1.
Changes of application number of strategic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SEIA),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EIA) and small-scale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SSEIA) for solar engergy construction from 2008 to 2024 in South Korea (data from NIER (2025)).
풍력 발전 사업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2012년부터 시작되어 그후 연간 7 – 16건 범위에서 접수되었다(Fig. 2). 또한 평가서 접수건수는 전략환경영향평가는 2016년에 연간 4건, 환경영향평가는 2022년에 연간 8건으로 최대였다. 특히 2023년 이후에는 풍력 발전 사업의 소규모환경영향평가는 감소하고 있으나 환경영향평가와 사후환경영향조사는 다소 증가하였다.

Fig. 2.
Changes of application number of strategic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SEIA),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EIA) and small-scale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SSEIA) for wind power construction from 2008 to 2024 in South Korea (data from NIER (2025)).
이처럼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2012년부터 접수된 것은 2012년 7월부터 시행한 개정된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서 개발행위허가 면적 기준에 따라 태양광, 풍력 발전 사업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의무 평가 대상으로 규정하여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중에서 태양광 발전 사업의 소규모환경영향평가는 2018년에 급증하였다가 급감한 이유는, 1) 2017년에 발표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서 태양광 발전 사업이 급증하였으나, 2) 환경문제를 야기하며 무분별하게 조성되는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응하여 2018년 하반기부터 산지 태양광에 대한 규제와 사업지간 이격 거리 규제를 대폭 강화하였기 때문이다. 강화된 지침의 적용으로 태양광 발전 사업의 협의건 증가량은 2020년까지 급격히 증가한 후에 감소하였다. 풍력 발전의 연간 증가량은 2017년과 2018년에 다소 증가한 후에 감소하였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였다(Fig. 3).

Fig. 3.
Changes of annual increase of electricity generation by solar energy and wind power from 2008 to 2023 in South Korea (data from KEA (2019-2024)).
3.3 평가건수의 지역별 변이
담당 기관별 태양광 발전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등 접수건수는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전체의 31%로 가장 많았고 그 외에 전북지방환경청 > 대구지방환경청 > 금강유역환경청 > 원주지방환경청의 순서로 많았다(Table 1). 이러한 이유는 전남, 전북, 경북 등 특정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었기 때문인데(Table 2), 이들 지역은 일조 조건이 우수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지를 확보하기 쉬우므로 지방 정부에서 태양광 발전에 유리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Zhu et al. 2020).
Table 2.
Electricity generation of administrative agencies and regions by solar energy and wind power in 2023 in South Korea (data from KEA (2024))
2008년부터 2024년까지 풍력 발전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등은 환경부 본부가 32% 로 가장 많았고, 원주지방환경청과 대구지방환경청이 각각 45건(23%), 영산강유역환경청이 28건(14%)을 협의한 것으로 조사되었다(Table 1). 이처럼 환경부 본부의 담당 건수가 많은 이유는 2021년부터 환경부 내에 ‘풍력 환경평가전담팀’이 운영되어 육상과 해상을 포함한 모든 풍력발전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환경부가 총괄하기 때문이다(Bae 2021). 또한 대구지방환경청과 원주지방환경청의 접수건수가 많은 이유는 이들 지방에 산지 풍력발전단지가 많고, 영산강유역환경청의 건수가 많은 이유는 남서 해안 지역에서 해양 풍력 발전 사업이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Table 2).
4. 결 론
본 연구는 2008년부터 2024년까지의 환경영향평가 자료를 수집하여 한국 재생에너지 정책의 이행 과정과 이에 따라서 수행된 환경영향평가의 시행 실적에 대하여 시간적 및 공간적인 변화를 분석하였다. 조사기간의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의 건수는 태양광 발전이 풍력 발전보다 48배 이상이 많았다. 특히 이 기간에 태양광 발전의 환경영향평가는 전체 평가 건수의 99.8%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집중된 기형적인 구조를 보였으며, 특히 지역적으로는 호남권(영산강유역환경청 및 전북지방환경청 담당)에 사업이 과도하게 편중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된 정책적 함의와 개선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대상이 되는 ‘쪼개기’ 난개발에 대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 태양광 발전의 절대 다수가 소규모 평가로 진행된 이유 중의 하나가 사업자들이 대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통상 1만 kW 이상)을 회피하기 위해 사업부지를 분할하여 신청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더불어 2018년부터 급격히 평가 건수가 증가하여 누적된 소규모 개발이 불러오는 환경영향의 부하를 적절하게 감당할 수 없는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허점을 드러낸다. 따라서 인접한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서는 누적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Zhu et al. 2020).
둘째, 재생에너지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 영산강청과 전북청의 환경영향평가 접수 건수가 과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이유는 해당 지역의 우수한 일조량과 저렴한 지가에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사업이 호남권으로 쏠리는 현상은 현재 해당 지역에서 전력망 포화와 출력 제어 사태를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향후 재생에너지 정책은 발전소 양적 확대를 넘어, 계통 수용성을 고려한 ‘유도형 입지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KEA 2025). 또한 지역적 환경영향평가 관리 업무의 편중을 극복하기 위하여 적절하게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담당구역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셋째, 풍력 발전의 계획 입지 제도 정착과 전담 관리의 강화이다. 풍력 발전의 경우 환경부 본부의 평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1년 ‘풍력 환경평가전담팀’ 신설 등 정부 주도의 관리 체계가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Bae 2021). 풍력은 태양광에 비해 건수는 적으나 환경과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의 민감도가 높으므로, 현재의 개별 입지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가 먼저 적정입지를 발굴하고 환경성을 검토하는 ‘계획 입지’ 제도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이 선언한 ‘질서 있고 지속 가능한 확산’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적 확대 중심의 초기 모델에서 탈피해야 한다 (MTIE 2020). 향후 재생에너지 정책은 환경영향평가의 누적된 자료를 기반으로, 입지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주민 수용성과 전력 계통 여건을 사전에 검토하는 ‘공간 계획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Gong and Cho 2021b, KEA 2025).


